‘내 친구 김정은’ 경기 공공도서관 21곳 비치…미화 논란 시민 항의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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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원 6700만 원 해외 번역 지원…이상 「날개」는 탈락에 심사 기준 논란
간행물윤리위 “불문” 결론…경기도서관 “열람 제한” 조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소재로 한 그래픽노블 「내 친구 김정은」이 경기지역 공공도서관 21곳에 비치된 것으로 확인,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독재체제와 그 지도자를 친근하게 표현한 책”이라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도서관 비치가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책은 국립중앙도서관 전국 도서관 통합목록과 경기지역 개별 검색에서 아람누리도서관, 태장마루도서관, 파주시조리도서관과 도 산하 경기도서관, 교육청 산하 경기도교육청평생학습관 등 경기지역 21곳을 비롯해 전국 여러 공공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책에는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북한에만 돌릴 수는 없다고 보는 대목, 북한 주민을 한국인보다 개성이 강하고 더 열려 있다고 묘사한 장면이 담겨 있다.
작가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인터뷰해 “공적으로는 폭군처럼 보이지만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은 깍듯하고 솔직했다”는 평가를 옮긴 대목, 남한 유행가에 맞춰 김정은을 그린 장면 등도 실려 있다.
이 책은 정부 예산이 투입된 해외 번역 지원 대상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이 책을 해외 번역·출판 지원 사업에 선정해 약 67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李箱)의 「날개」가 지원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사 기준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번역원은 “해당 논란을 알고 있다”면서도 “작품성과 출간계획·파급효과, 전략우선도를 기준으로 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불합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서관에서 만난 주부 김모(40)씨는 “아이들이 드나드는 공적 공간에 독재국가 지도자의 일생을 재미있는 분위기로 그린 책을 둬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모(30)씨는 “연평도 사건 유가족을 생각하면 우리 장병을 해친 세력의 핵심 인물을 ‘내 친구’라 부르는 책이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대학생 변모(25)씨도 “도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책을 두는 건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한 지역 커뮤니티 회원들이 검색 결과를 공유하며 “김정은을 미화한 책”이라고 비판하고 민원을 넣겠다는 글을 올리는 등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은 공적 심의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간행물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인천일보와의 통화에서 “2024년 민원 접수로 심의에 부쳐졌으나 ‘불문(문제없음)’으로 결론났다”며 “심의위원들이 유해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 곧 근거”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심의 사유와 심의위원 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도서관 측은 책이 일괄 구매 과정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서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개관하면서 여러 도서를 일괄 구매하는 과정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논란이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심의를 거쳐 이견을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열람 제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강현서 수습기자 tounou@incheonilbo.com 좋아요0훈훈해요0슬퍼요0화나요1후속기사 원해요0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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