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도 철수한 베트남 외식시장…지금 호치민시는 'K-고깃집 춘추전국시대'
조회 0
베트남 호치민시의 신흥 부촌이자 대표적 트렌드 상권인 타오디엔·안푸 일대가 거대한 'K-푸드 격전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 외식 업계의 거물 백종원의 '본가' 조차 고배를 마셨을 만큼 까다로운 외식 시장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다. 짜장면을 파는 중식집부터 돼지국밥, 돈까스, 파스타, 활어회, 초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F&B 매장들이 끊임없이 유입되는 가운데, 특히 정통 한국식 고깃집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옛 2군 상권은 그야말로 치열한 'K-미트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모습이다.
이러한 고기구이 전문점들은 대중적인 돼지고기부터 프리미엄 소고기, 담백한 생고기에서 특제 양념육에 이르기까지 매장마다 뚜렷한 시그니처 메뉴를 무기로 내세워 현지인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제 타오디엔 거리에서는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K-BBQ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실제 매장 안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깔끔한 인테리어의 매장을 채우고 있는 손님 중 한국 교민의 모습은 쉽게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한 고깃집의 베트남인 관리자는 "현재 우리 매장을 찾는 손님의 대략 90%는 베트남 현지인"이라며 "한국인은 5% 남짓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인근에 거주하는 서양인 등 외국인 고객"이라고 전했다. K-푸드가 교민 사회의 전유물이나 관광객을 겨냥한 단발성 상품을 넘어, 현지 주류 사회의 외식 메카로 깊숙이 침투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지갑을 여는 소비력 또한 예사롭지 않다. 해당 상권에 위치한 고깃집들의 삼겹살 1인분(160~180g 기준) 가격은 대체로 26만~30만 동(1만5,000~1만8,000원) 선이다.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단가임에도 매장 내부엔 고기를 추가하는 현지인들의 주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해당 매장의 관계자는 이곳을 찾는 주고객층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이하의 젊은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주로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득 수준이 높은 20~30대 젊은 층이 친구들과 모임을 하러 오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커플이나 주말 가족 외식 손님이 뒤를 잇는다는 설명이다. 테이블당 평균 객단가는 4인 기준 150만~300만 동(8만9,000~17만7,000원 상당)이라고 전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30대 현지인 직장인 모임 고객들은 한국식 고깃집에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전했다. 단순한 한류 열풍을 넘어 고깃집 고유의 서비스와 문화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첫째, 신선한 고기를 전문적으로 구워주는 그릴링 서비스다. 현장에서 만난 30대 현지 남성 A씨는 "저렴한 고깃집이나 무한리필 전문점과 달리, 이곳은 신선한 생고기를 숙련된 직원이 전담해 전문적으로 구워준다는 점이 정말 좋다"며 "고기가 타거나 육즙이 빠질 걱정 없이 알맞게 구워진 고기를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일행들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둘째, 푸짐하고 다양하게 제공되는 한식 특유의 반찬 문화다. A씨와 동행했던 30대 현지 여성 B씨는 "한국식 고깃집은 테이블에 깔리는 기본 반찬 가짓수가 많아서 고기와 함께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계란찜, 찌개, 장아찌 등 찬의 구성이 다채롭고 풍성해 지인들과 식사 자리를 가질 때마다 항상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결국 타오디엔과 안푸 일대를 휩쓸고 있는 한국식 고깃집의 폭발적인 성장은 베트남 중산층의 소득 성장 및 구매력 향상이라는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배를 채우는 외식에서 벗어나 더 나은 맛과 서비스를 추구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진 가운데 정통 한국식 맛과 전문화된 그릴링 서비스가 이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호치민시 중산층의 주말 외식 지도를 바꾸고 있는 K-미트, 현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깊숙이 파고들며 가장 강력한 주류 외식 카테고리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댓글 0
-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
뉴스 다음 글
전체 보기N베트남, 상반기 커피 110만 톤 수출 전년동기比 9.7%↑…수출액은 줄어
조회 0 · 댓글 0
N베트남, 상반기 신차 등록 36.9만여 대 전년동기比 40%↑…누적 자동차 대수 713.5만 대 육박
조회 1 · 댓글 0
N[인터뷰] '베트남 홍삼왕’ 김정민 회장 “남도 K-푸드 아시아 진출 앞장 서겠다”
조회 0 · 댓글 0
N1분기 해외 결제 9조 돌파..은행·카드사, 고환율 깨고
조회 0 · 댓글 0
N휴마시스 소액주주, 남궁견 전 회장 고소…‘1400억 유동자산 감소·수상한 자금 순환’ 의혹 법적 공방 본격화
조회 0 · 댓글 0
N제니퍼 윅스 대사는 베트남과 미국이 앞으로도 효과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조회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