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붓는 면 대신 냄비 라면으로 승부”…베트남서 1,400억 원 쓸어담은 팔도 ‘코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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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81억3,700만 개가 소비되며 1인당 라면 소비량 세계 1위(81개)를 기록 중인 2조1,460억 원 규모의 베트남 라면 시장. 현지 4대 제조사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틀어쥔 과점 체제 속에서, 팔도는 국내 라면 업계 최초로 현지에 직진출해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수입·유통 판매에 주로 의존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팔도는 베트남 현지 생산 기반을 발판 삼아 내실과 외형을 모두 잡으며 현지 K-라면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팔도의 베트남 법인 팔도비나(Paldo Vina)는 현지화된 생산·판매 체제를 안정화하며 견조한 실적을 입증하고 있다. 팔도의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팔도비나의 2025년 매출은 1,39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797억 원, 2024년 1,170억 원에 이어 2년 사이 매출 규모가 600억 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성장의 질도 남다르다. 팔도비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9억 원으로, 순이익률은 무려 16.3%에 달한다. 당기순이익은 2023년 80억 원, 2024년 152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해외 진출 초기, 마케팅비와 유통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방어에 애를 먹는 일반적인 식품 기업들과 달리, 현지 직접 생산을 통해 판가 경쟁력과 높은 이익 구조를 동시에 확보한 결과다.
실적 성장을 이끈 주역은 팔도비나의 현지 맞춤형 제품 브랜드인 ‘코레노(Koreno)’다. 코레노는 베트남 라면 시장의 기존 식문화를 역발상으로 공략하며 고유의 영역을 확보했다.
베트남 라면은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방식으로 조리된다. 이에 팔도비나는 냄비에 직접 4분간 끓여 먹는 한국식 조리 방식으로 4분 끓임면을 현지에 이식했다. 오래 끓여도 쉽게 불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는 면발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제품 라인업 역시 현지화에 철저히 맞춰졌다. 코레노 프리미엄 라인업은 가장 대중적인 쇠고기맛과 새우맛부터 버섯맛, 치킨맛, 해물맛 등 현지 선호도가 높은 맛은 물론, 매운 라면 트렌드를 선호하는 젊은 입맛을 고려해 7단계 매운 라면 등 차별화된 라인업으로 현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생산 인프라의 확장도 지속해서 이뤄졌다. 팔도는 지난 2012년 국내 라면 업계 최초로 북부 푸토성(Phu Tho) 제1공장을 지은 뒤, 2024년 남부 떠이닌성에 제2공장을 완공하며 베트남 남북을 관통하는 생산 축을 완성했다.
제2공장 가동을 통해 팔도의 베트남 현지 라면 생산 용량력은 연간 최대 7억 개 수준까지 대폭 확대됐다. 라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라인 증설과 함께 음료 생산 설비까지 갖추면서 기존 라면 중심의 사업 구조를 음료 등 종합 식품 카테고리로 넓힐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 셈이다.
팔도비나의 대규모 생산 인프라는 단순 베트남 내수 시장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팔도는 베트남의 저렴한 생산 단가와 물류 이점을 활용해 베트남 법인을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 코레노 등 주요 제품들은 인접국인 캄보디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1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현지 수요 대응과 아세안 및 글로벌 지역 수출 물량을 동시에 소화하는 핵심 공급망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식품업계에서는 팔도의 베트남 사업을 철저한 제품 현지화와 생산 거점화 전략이 결실을 본 성공 사례로 평가한다.
연간 7억 개 규모의 남북 생산 인프라와 16%대의 높은 순이익률을 바탕으로 팔도가 베트남 내수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K-푸드 생산·수출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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