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원준 변호사, 10년 구형 베트남 유학생, 마약 공범 혐의 무죄 뒤집은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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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300만 명 시대, 그중 수십만 명에 달하는 재한 베트남인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들이 법적 분쟁이나 형사사건에 휘말렸을 때 직면하는 현실은 냉혹하다. 낯선 사법 절차와 언어의 장벽, '외국인 피의자'를 향한 차가운 시선 속에서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구속될 경우, 두려움에 굴복해 하지도 않은 혐의를 인정하거나 법적 대응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법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베트남인 전담 형사센터'를 구축하고, 억울한 외국인들의 법률적 교량 역할을 자처한 곳이 있다. 수많은 포기의 순간 속에서도 끝까지 억울함을 파헤쳐 무죄를 이끌어내고 있는 법무법인 법승의 양원준 형사전문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그동안 진행했던 사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한국어를 전공하고 정부 장학금을 받아 유학 온 베트남 여성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마약 수입 공범 혐의로 구속돼 검찰로부터 10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받은 상황이었다. 당사자는 남자친구가 마약을 들여온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단순히 데이트 과정에서 차에 동승했을 뿐인데, 수사기관은 고속도로 이동 정황과 마약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범으로 단정했다.
오랜 구속 생활로 당사자가 포기하려 했으나, 마약 수입에 대한 '인식'과 '실질적 역할'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개별 조사 진술과 동선 분석을 통해 입증했다. 결국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지인이 부탁한 화장품 속에 마약이 들어있어 억울하게 연루되었던 베트남 항공 승무원 사건 역시 유사한 논리로 무죄를 입증한 바 있다."
Q. 외국인 형사사건을 다룰 때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인가. "두려움으로 인한 자백이다. 중범죄에 연루되면 언어 소통이 안 되는 상태에서 구속되기 때문에 '무죄를 주장했다가 괘씸죄로 더 중형을 받을까' 하는 공포감이 극에 달한다. 그래서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인정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느냐'며 먼저 포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억울한 지점을 끝까지 추적해 법리적으로 깨뜨리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이다."
Q. 외국인 형사사건은 처벌 이후 '체류 문제'로 직결되는데 실상은 어떠한가.
"외국인은 형사처벌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벌금 300만 원 이상이 나오면 비자 연장 및 체류 심사에서 거부되어 추방될 수 있다. 특히 성범죄, 보이스피싱, 마약 범죄는 기소유예를 받더라도 강제 출국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악의적 범죄가 아니고 단순 과실이나 불가피한 사정이 입증된다면 전과가 남더라도 체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적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Q. 센터에 접수되는 주요 사건 유형과 의뢰인 비중은 어떻게 되나.
"전체 사건 중 형사가 80%, 가사(이혼·상속)가 15%, 민사가 5% 정도다. 주로 보이스피싱, 마약, 성범죄 관련 상담이 가장 많다. 의뢰인은 당사자 본인이 절반이고, 구속 등으로 직접 연락이 어려워 고용주나 지인, 가족이 대신 찾아오는 경우가 나머지 절반이다. 가해자 변호뿐만 아니라 언어 장벽으로 초동 대응에 실패해 2차 피해를 본 외국인 피해자 대리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Q. 사건 발생 직후 외국인 당사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대응 원칙이 있다면.
"당황한 나머지 유리한 증거(메신저 대화 등)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무작정 허위 진술로 혐의를 부인해 사건을 키워오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증거를 훼손하지 말고, 사건 발생 24시간 이내에 전문 법률 조력자와 사법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 2편에서는 수사 초기 '번역 오류' 한 줄을 바로잡아 유무죄를 가른 사법통역사의 현장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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