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베트남에 상륙하는 중국 소비재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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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브랜드·디지털·체험형 매장으로 진화하는 중국 브랜드의 진출 전략 한국 기업을 위한 시사점과 현지 리스크 관리 과제 베트남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든 “Made in China” 최근 베트남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제조업 투자와 수출을 넘어 소비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과거 중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현지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제조업 투자가 중심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리테일, 외식업, 전자제품 등 소비자 접점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콰이칸칸(KKV), 오썸(OH!SOME), 미쉐(Mixue), 차지(CHAGEE) 등의 중국 브랜드는 주요 쇼핑몰과 번화가에 잇달아 매장을 열고 있으며, 샤오미(Xiaomi)는 스마트폰을 넘어 생활가전과 IoT 제품군까지 판매 품목을 늘리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저가·저품질'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 제품에 대해, 최근에는 디자인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두루 갖춘 브랜드라는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중국 브랜드가 ‘저가 생산자(Low-cost Producer)’에서 '가성비 프리미엄(Affordable Premium)'으로 이동하는 단계에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러한 제조 기술 역량 및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브랜드는 베트남 소비자가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소비재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베트남 진출 중국 브랜드(하이디라오, 차지)> [자료: 하이디라오 및 차지 공식 페이스북] 중국 브랜드 확산의 배경 중국 제품 및 브랜드는 중국의 제조업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베트남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약 4,963억 달러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으며, R&D 투자 비중은 GDP의 약 2.68%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전자제품, 생활용품,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가격 경쟁력에 기술 경쟁력까지 더해진 것이다.
특히 베트남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물류 접근성이 높으며, 젊은 인구와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시장,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등을 갖춘 시장으로, 중국 브랜드의 주요 해외 진출 거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베트남 투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베트남 재정부 산하 외국인투자청(Foreign Investment Agency, FIA)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對베트남 FDI는 56억 9,600만 달러(신규 투자·증자·지분 인수 포함)로 국가별 투자액 기준 2위를 기록했다. 신규 투자액은 36억 4,000만 달러였으며, 신규 투자 프로젝트 수와 증자 프로젝트 건수는 각각 전체의 31.45%, 19.2%로 국가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전체 FDI 유치 규모는 384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했다. 중국 제조기업들은 생산거점을 다변화하기 위해 베트남 북부를 중심으로 공장을 신·증설했으며, 전자, 기계, 섬유, 소비재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했다. 제조시설 확대와 함께 물류·유통망, 판매 네트워크도 동시에 확장되면서 생산기지로 진출한 기업들이 소비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약 3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5% 성장했으며, 전체 소매판매의 약 10%를 차지했다. 또한 2026년 1분기 쇼피(Shopee), 틱톡샵(TikTok Shop), 라자다(Lazada), 티키(Tiki)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거래액은 약 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라이브커머스와 숏폼 기반 판매 방식은 틱톡샵(TikTok Shop)을 통해 베트남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중국 브랜드들은 라이브커머스 운영 경험과 콘텐츠 중심 판매 방식을 활용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며, 베트남 소비자의 온라인 소비 확대와 맞물려 중국 브랜드의 시장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시장 속 주요 중국 브랜드 최근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소비재 브랜드는 생활용품, 식음료,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으며, 브랜드별 오프라인 매장과 현지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중국 브랜드의 베트남 시장진출에 대해,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공격적인 점포 확대, ▲가격 경쟁력, ▲모바일 주문, ▲다양한 메뉴 개발 그리고 ▲신제품 출시가 공통적인 진출전략이라 분석했다.
<분야별 베트남 진출 중국 소비재 브랜드 개요> 분야 브랜드 브랜드 로고 진출 연도 특징 생활·리테일 콰이칸칸(KKV) 2024 화장품·생활용품·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대형 쇼핑몰 중심 출점 오썸(OH!SOME) 2025 IP 캐릭터 굿즈와 생활용품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체험형 매장 운영 F&B 미쉐(Mixue) 2018 저가 아이스크림·버블티 프랜차이즈, 전국 매장 확대 차지(CHAGEE) 2025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 하이디라오(Haidilao) 2019 서비스 차별화를 앞세운 프리미엄 훠궈 체인 전자제품 샤오미(Xiaomi) 2017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TV, 웨어러블 기기,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 판매 리얼미(realme) 2018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온라인 판매와 대형 유통망으로 시장 확대 [자료: 기업별 홈페이지] 가. 생활·리테일 대표 사례로는 콰이칸칸(KKV)과 오썸(OH!SOME)이 있다. 두 브랜드는 호치민시의 크레센트몰(Crescent Mall), 빈컴센터 동커이점(Vincom Center Đồng Khởi) 등 주요 쇼핑몰 및 중심 상권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장품, 생활용품, 문구, 캐릭터 상품 등을 한 공간에서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형태를 갖추고 있다. 또한, 체험형 매장 구성과 다양한 IP 캐릭터 상품을 통해 젊은 소비자와 가족 단위 고객의 방문 및 구매를 유도한다.
나. F&B 미쉐(Mixue)는 2018년 저렴한 가격과 가맹사업 확대 전략을 바탕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길거리 상권부터 주거지역까지 매장을 확대했으며, (2024년 말 기준) 1,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한다. 또한 차지(CHAGEE)는 2025년 호치민시에 직영 매장을 개설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6년 6월 기준) 하노이시와 호치민시에 총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차 음료를 중심으로 한 메뉴와 대형 매장,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F&B 모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베트남 소비자들의 중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체감”한다며, “진출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브랜드를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재방문·재구매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반적인 판매 제품 외에도 IP 협업 상품 등의 콘텐츠가 젊은 소비자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며 현지 진출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다. 전자제품 샤오미(Xiaomi)와 리얼미(realme)는 브랜드 매장뿐 아니라 전자제품 전문점과 대형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했다. 201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Xiaomi)는 ‘Mi Store’ 등 브랜드 체험 공간을 운영하며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함께 전시 및 판매한다.
브랜드 확산과 리스크 관리 중국 브랜드 제품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제품 경쟁력 못지않게 브랜드별 콘텐츠가 영리 활동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기도 한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역사·외교적 사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 관련 자료들이 현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소재가 되기도 하므로 이러한 소재를 부주의하게 다루는 경우 소비자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초 모 기업에서 출시된 상품이 논란에 휘말리며 불매운동이 확산됐고, 현지 당국의 제품 점검과 함께 일부 유통업체와 인플루언서는 판매 및 브랜드 협업을 중단한 바 있다.
유사 사례로 모 F&B 브랜드 역시 베트남 진출 과정 중 제작한 홍보물이 현지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논란 이후 해당 브랜드의 앱은 삭제됐고, 관련 이미지 게시와 관련해 호치민시 문화체육국으로부터 약 2,300달러의 행정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처럼 베트남에서는 제품 외적인 콘텐츠 요소가 소비자 구매력과 기업의 영리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현지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은 현지 법규 및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콘텐츠 관리 및 리스크 대응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시사점 중국의 對베트남 투자 확대와 브랜드 진출이 맞물리면서, 베트남 소비시장의 경쟁은 가격을 넘어 품질 개선, 브랜드 구축, SNS 기반 디지털 마케팅,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이 결합된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생활 소비재와 F&B 브랜드는 온라인 콘텐츠로 인지도를 쌓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리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다만 이 속도전에는 한계점도 있다. 초기 진입에 성공해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던 미쉐(Mixue)가 점포 최적화로 방향을 전환한 사례는 급격한 확장보다 정교한 운영과 수익성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전략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한국 브랜드가 축적해 온 프리미엄 이미지와 품질 신뢰는 여전히 베트남 시장에서 유효한 차별점으로 작용하므로, 이를 유지하면서 중국 브랜드가 입증한 디지털·체험형 접근을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즉, 베트남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제품·가격 구성, 숏폼·라이브커머스 등 콘텐츠 기반 디지털 마케팅,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병행하되, 확장 속도보다 점포당 수익성과 브랜드 지속성을 우선하는 균형이 중요하다.
또한 현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문화적 사안은 소비자 인식뿐 아니라 행정당국의 제재나 영업 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홍보 콘텐츠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단계에서 현지 법규와 정서를 사전에 점검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초기 정착에 매우 중요하다.
자료: 베트남 재정부, 베트남 산업무역부, 중국 국가통계국, 현지 매체(Vietnam News), Euromonitor, 하이디라오 등 기업별 홈페이지 및 공식 SNS, KOTRA 호치민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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