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도 일자리도 흔들린다”…카지노업계, 문체부 규제안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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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카지노 면허 갱신제와 관광진흥기금 부과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카지노·복합리조트 업계에서 해외 투자 위축과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카지노 산업 법·제도 개선 방안 정책간담회’에서는 면허 갱신제와 관광진흥기금 부과체계 개편이 해외 투자와 고용 안정, 복합리조트의 재투자 여력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우려가 잇따랐다.
문체부는 약 30년 만에 카지노 관련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3년 또는 5년 단위 카지노 면허 갱신제와 영업 양도·양수 사전 인가제 도입, 관광진흥기금 부과체계 개편이다.
관광진흥기금은 현행 최고 10%를 일률적으로 15%로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고매출 구간을 신설해 해당 구간에 15%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매출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가 가장 크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다.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2016년 정부 공모를 통해 5억달러 이상 외국인 투자와 1조9700억원 규모 투자, 5성급 호텔과 공연장·쇼핑·회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조성했다.
강대석 인스파이어 전무는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 사업 도중 허가 조건이 크게 바뀌면 기존 투자자의 신뢰뿐 아니라 향후 해외 자본 유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븐 울스텐홈(Steven Wolstenholm) 인스파이어 최고 카지노 운영 책임자(CCO)도 미국과 캐나다, 마카오,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의 카지노 운영 경험을 언급하며 한국 복합리조트의 투자 여건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울스텐홈 CCO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관광 인프라 투자, 정부의 일관된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며 “투자에서 매출 증가, 세수 확대, 다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스파이어 측은 약 400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 아레나를 조성한 만큼 관광진흥기금 부담 확대가 비카지노 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 여력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제주드림타워 측은 개장 당시 103명이던 카지노 직원이 현재 약 1210명으로 늘었고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30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 주기마다 면허 유지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가 도입되면 신규 채용과 장기 고용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계에서도 관광진흥기금 인상이 직접적인 고용·임금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황주호 파라다이스세가사미(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관광진흥기금 인상이 기업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이라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생계와 고용 안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제주드림타워 측은 롯데관광개발이 2025년 카지노 매출 약 4700억원을 기록했지만 관광진흥기금 515억원을 납부한 뒤 세전순손실 45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0년 이후 누적 적자 약 8000억원, 결손금 1조원 이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기금 인상 논의 자체가 리파이낸싱과 전환사채, 담보대출 연장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문체부 발표 다음 날 회사 주가가 약 15% 하락하는 등 자본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카지노와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단순 세율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해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마카오나 강원랜드와 동일선상에서 규제 부담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2030년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동북아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규제 강화가 국내 복합리조트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학계에서는 현재 국내 18개 카지노를 동일한 업종으로 규정하는 제도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렬 배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과거 외화 획득 중심의 카지노와 현재의 대형 복합리조트를 같은 기준으로 규제하기보다 지역개발과 고용, 관광 인프라 조성 기여도 등을 반영한 차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도 개선 방향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협회 회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제도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세제 개편과 함께 사업자 인센티브와 충분한 적응 기간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간담회에서는 규제 강화 여부 자체보다 제도를 어떤 방식과 속도로 바꿀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참석자들은 면허 갱신제가 해외 투자와 고용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관광진흥기금 부담 확대가 재투자와 자금조달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매출 기준을 공개하고 업계·학계·노동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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