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프리미엄 6%뿐인데 TOPIK 6급만 찾나…사람인베트남 "급수보다 실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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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ob 전문 채용 플랫폼 사람인베트남이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자사에 등록된 외국어 역량을 요구하는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한국어를 요구한 공고는 11%로 일본어(32%), 영어(28%), 중국어(24%)에 이어 네번째였다. 이번 집계는 영어와 제3외국어를 함께 요구한 공고를 제3외국어로 분류했다.
일본어 공고가 가장 많은 이유는 대(對)베트남 누적 투자액 3위(약 794억 달러)인 일본의 기업들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투자를 이어온 데다, 일본 거래처를 둔 베트남 기업의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영어·중국어 조건 공고는 절반 이상을 베트남 기업이 냈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경제구조상 영어는 해외 거래의 공용어로, 중국어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거래를 위해 현지 기업 스스로 수요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외국어 공고가 베트남·외국계 기업에 나뉜 것과 달리, 한국어 공고는 한국계 72%, 베트남 기업 19%로 한국계에 집중됐다. 뒤집어 보면 한국계 기업 상당수가 같은 인재풀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계 기업이 한국어 역량을 요구하는 사유로는 한국 본사와 거래처,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과 이어지는 업무에서 한국어를 직접 쓰는 일이 많아, 현지 직원이 한국어를 알면 소통이 더 빠르고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내 한국계 기업은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 많아, 본사 보고와 문서 작업, 생산·발주 협의 등이 한국어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국어 인재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었다. 영어를 요구하는 공고의 12%도 한국계 기업이 낸 것으로, 이미 영어 인재를 함께 활용하는 곳도 있었다.
K-Job 전문 채용 플랫폼 사람인베트남이 경력 2년 이상을 요구하는 채용공고의 제시 급여를 분석한 결과, 외국어 조건이 없는 일반공고는 월 1,600만 동이었다. 외국어 조건이 붙으면, 영어 2,000만 동(+25%), 일본어 1,980만 동(+24%), 중국어 1,930만 동(+21%)으로 크게 높아졌지만, 한국어는 1,700만 동(+6%)에 그쳤다.
다만 이번 분석의 제시 급여는 공고별 최저·최고 제시 임금의 중앙값을 평균한 수치를 사용했다. 일례로, 일본어 조건의 한 공고는 1,500만~1억 동을 제시해 중앙값이 5,750만 동으로 집계됐고, 중국어 조건의 한 공고는 2,000만~5,000만 동을 제시해 중앙값이 중앙값이 3,500만 동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경력이나 언어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려고 최고 임금을 넉넉히 잡은 공고가 많아, 실제 지급액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반면 한국어 공고는 대부분 2,000만~4,000만 동 수준으로, 공고 단계부터 실제 지급 가능한 급여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다른 외국어와의 격차는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한국어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은 여전했다.
외국어 조건 공고가 많은 주요 직무는 교육, 구매, 인사·총무였다. 다만 교육은 외국어 강사 채용이 대부분이고, 구매는 중국 등 해외 공급처 대응이 많아 중국어 비중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어느 기업에나 있는 공통 지원 직무이자 한국어 공고가 가장 많이 몰린 인사·총무로 좁혀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공고(1,570만 동, 전체 평균 1,600만 동과 비슷) 대비 영어 2,070만 동(+32%), 일본어 2,000만 동(+27%), 중국어 1,740만 동(+11%)이었고, 한국어는 1,710만 동(+9%)에 머물렀다. 직무를 좁혀도 한국어 프리미엄이 영어·일본어에 크게 못 미치는 흐름은 같았다.
이처럼 같은 인재풀을 두고 한국계 기업끼리 경쟁하는 상황에서 높은 급수만 고집하면 채용은 더 어려워지고, 급수가 실무 역량까지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면접에서 실무 역량을 꼼꼼히 확인한다면 4급 인재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계 A사는 2025년 한국 대학을 졸업한 베트남 인재를 채용했다. 주 업무에 필요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PPT 등 사무 OA 능력이 현저히 부족해 인턴 이후 채용을 이어가지 않았다.
또 다른 한국계 B사는 TOPIK 4급과 6급 지원자를 모두 인턴으로 채용해 본 결과, 4급 인재를 최종 채용했다고 전했다. 6급 인재는 생활 한국어에 능숙했지만 비즈니스 한국어 습득이 느린 반면, 4급 인재는 인턴 기간 중 비즈니스 한국어를 빠르게 익혔다는 것이 B사의 설명이다.
이처럼 언어활용 등급이 곧 업무 능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언어시험 위주로 준비한 지원자는 실제 회화나 비즈니스 한국어, 사무 OA 능력, 논리적 설명과 상황 대응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가려내려면 기업은 면접에서 언어 역량과 실무 역량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① 질문을 주고 본인의 생각을 한국어로 적게 하거나, ② 명절 인사나 홍보문 등을 즉석에서 작성하게 하거나, ③ 주재원과 현지 직원의 요청이 충돌하는 상황을 제시해 해결 방식을 묻는 식이다. 지원자의 답변과 작성 내용으로 논리적 사고, 소통 가능 여부, 업무 처리 방식을 검증할 수 있다.
사람인베트남 관계자는 "TOPIK 급수보다 지원자의 한국어 업무 활용 역량이 훨씬 중요하다. 면접을 통해 한국어 실무 능력을 확인하고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용경쟁이 치열한 한국어 가능 인재풀에서 벗어나 영어 가능 인재까지 범위를 넓히면 좋은 인재를 더 빠르게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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