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부터 장자제까지…항공사, 中 노선 다변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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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하늘길을 다시 넓히면서 취항지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비즈니스와 관광 수요를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주요 경제도시부터 이창·구이린·장자제 등 관광객을 겨냥한 지방도시까지 노선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는 가운데, 한동안 회복이 더뎠던 중국 노선이 항공사들의 새로운 수요 확보처로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이는 일본 노선이 도쿄·오사카 등 주요 도시를 넘어 오이타·히로시마 등 지방도시로 촘촘하게 확장돼 온 것과 닮은 흐름이다. 다만 중국은 7년 만의 한중 운수권 확대를 계기로 기존 주요 노선에 새로운 항공사들이 진입하는 동시에 관광 목적지까지 노선망이 넓어지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운항편 증가보다 여객 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항공사들의 노선 확대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노선 여객은 1361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중국 노선 운항편 증가율은 7.9%로 여객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 노선 여객 증가율은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율인 9.8%의 두 배를 웃돌았으며 일본 노선 여객도 20.3% 증가한 반면 베트남은 5.1%, 필리핀은 13.7%, 태국은 13.0% 각각 감소하면서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단거리 국제선 수요가 강하게 나타났다.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중국 노선 확대를 뒷받침할 운수권도 늘어났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5월 열린 항공회담을 통해 양국 간 여객 운수권을 기존 주 608회에서 664회로 56회 확대하기로 합의했으며, 한중 양국이 운수권 확대에 합의한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25개 국제항공 노선의 운수권을 추가 배분했다. 인천~베이징에서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각각 주 7회 운수권을 확보했으며 인천~광저우는 진에어가 주 7회, 인천~다롄은 트리니티항공이 주 7회를 배분받았다. 인천~상하이에서는 파라타항공이 주 4회, 에어프레미아가 주 3회를 확보했고 파라타항공은 인천~항저우에서도 주 4회 운수권을 배분받으면서 기존 대형항공사(FSC)가 강점을 보여온 주요 중국 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와 신생 항공사가 진입할 수 있는 여지도 커졌다.
항공사들이 새롭게 취항하거나 공급을 확대하는 도시의 성격도 다양해지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오는 11월 9일부터 인천~선전 노선을 주 4회 운항할 예정으로, IT·인공지능(AI)·전기차·신에너지 등 첨단산업이 발달한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도시라는 선전의 특성을 고려해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18석을 갖춘 A330-200을 투입한다. 관광객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기업 출장 등 상용 수요까지 함께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진에어가 지난달 17일 신규 취항한 인천~이창 노선은 관광 수요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중국 후베이성에 위치한 이창은 장강삼협과 싼샤댐 등을 둘러볼 수 있고 장자제와도 육로로 연결되는 관광도시로, 진에어는 주 2회로 운항을 시작한 뒤 오는 12일부터 주 4회로 증편할 예정이다. 이처럼 중국 노선 확대가 주요 경제도시와 관광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면서 중국 시장에서도 목적지별 수요를 세분화한 노선 전략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목적지별 수요에 따라 노선을 세분화하는 전략은 중국 시장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국내 항공사들이 이미 촘촘한 노선망을 구축한 일본에서도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뿐 아니라 지방 관광도시까지 취항지를 넓히며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25일부터 인천~오이타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12월 23일부터는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오이타는 벳푸와 유후인 등 온천 관광지 접근성이 높은 대표적인 관광 목적지로, 대한항공은 이번 운항 재개를 통해 후쿠오카·구마모토·나가사키·가고시마를 포함해 규슈 5개 도시를 연결하게 된다. 여기에 히로시마 신규 취항까지 더해지면서 이미 주요 도시에서 충분한 공급을 확보한 일본에서는 지방도시까지 노선망을 촘촘하게 넓히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와 달리 주요 경제도시에서 새로운 항공사의 진입과 관광 목적지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하던 중국 노선 수요가 올해 들어 빠르게 증가한 데다 한중 운수권까지 확대되면서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기존 주요 노선에서도 추가 공급 여력이 생겼고, 이와 함께 이창·구이린·장자제 등 관광 수요가 뚜렷한 도시를 겨냥한 노선 확대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라타항공 역시 선전 취항을 기존 일본·베트남 노선과는 다른 성격의 노선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신규 국제선 취항지를 검토할 때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 관광·상용 수요, 경쟁 환경, 운항 효율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단순히 현재의 수요만을 보기보다는 향후 안정적으로 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시장인지, 파라타항공이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인지 등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일본과 베트남 노선에서는 한국인 여행객을 중심으로 한 관광 수요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면 선전에서는 비즈니스 수요까지 중요하게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선전은 IT·AI·전기차·신에너지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도시로 한국과의 기업 간 교류에 따른 출장 및 상용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며 "기존 단거리 국제선에서 쌓아온 관광 수요 기반을 유지하면서 선전 취항을 계기로 비즈니스 수요까지 고객층을 넓혀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이 관광과 비즈니스 수요를 구분해 노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중국과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도 하노이·호찌민과 다낭·나트랑·푸꾸옥은 수요 성격에 차이가 있는데, 다낭·나트랑·푸꾸옥이 한국인 여행객에게 대표적인 휴양 목적지로 자리 잡았다면 하노이와 호찌민은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을 기반으로 상용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다.
항공사들이 신규 취항지를 결정할 때 해당 국가의 전체 여행 수요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별 관광·상용 수요와 시장 성장 가능성, 경쟁 환경, 운항 효율성 등을 함께 살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운수권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이 같은 노선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여지가 커졌으며, 선전뿐 아니라 상하이와 항저우 등 주요 경제도시에서는 기업 교류에 따른 상용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이창·구이린·장자제 등에서는 자연경관과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관광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
한국인의 중국 방문 문턱이 낮아진 점도 관광 수요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에 대해 관광·비즈니스·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한 30일 이내 무비자 입국을 올해 말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한국도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양국 간 여행 편의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상태다.
파라타항공은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비즈니스와 관광 수요 모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선전을 비롯해 상하이, 항저우 등 주요 경제도시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교류와 상용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며 "관광 측면에서도 한중 간 무비자 입국 확대 등 여행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양국을 오가는 개별 여행 수요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라타항공은 올해 확보한 운수권을 바탕으로 중국 노선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11월 9일 취항하는 인천~선전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하면서 인천~상하이와 인천~항저우 노선 취항도 준비할 예정으로, 이 관계자는 "확보하고 있는 상하이·항저우 노선 역시 시장 상황과 수요, 기재 운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취항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노선의 빠른 여객 회복도 항공사들의 노선 다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8월 중국 노선 여객 증가율은 23.0%로 일본 노선의 20.3%를 웃돌고 전체 국제선 증가율보다도 높았던 만큼, 운수권 확대와 맞물려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요가 검증된 주요 경제도시와 관광 목적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노선 경쟁도 단순히 운항편을 늘리는 데서 나아가 도시별로 어떤 고객층을 확보할 것인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선전·상하이·항저우 등 주요 경제도시에서는 관광객과 상용 수요를 함께 확보하고 이창·구이린·장자제 등에서는 여행 목적이 뚜렷한 관광객을 공략하는 등 도시별 수요에 맞춰 노선 전략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일본 노선이 주요 도시에서 지방도시까지 취항지를 촘촘하게 넓혀왔다면 중국은 운수권 확대와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주요 경제도시 진입과 관광 목적지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중국 하늘길이 다시 넓어지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도시별 수요에 맞춰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노선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다양하게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중국 시장 확대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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