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날아오른 CGV, 포기 못하는 롯데"…K-극장 1·2위의 '극과 극'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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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달리, 빠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 극장가, 합산 시장 점유율 과반을 자랑하는 한국계 멀티플렉스 두 곳의 존재감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CGV에게 베트남은 전사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시장이고, 롯데시네마에게는 완전자본잠식을 견디면서도 놓을 수 없는 마지막 승부처다.
CJ CGV가 공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CJ CGV의 베트남 법인인 CGV베트남의 매출은 6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74억 원으로 오히려 7% 줄었다. 매출은 늘고 이익은 준 이유는 사업 구조에 있다. 2분기에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를 4편이나 배급하며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는데, 자체 제작·배급 사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이익률이 낮아진 데 따른 영향이다.
그럼에도 베트남이 갖는 무게감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CGV베트남의 상반기 누적 매출은 1,428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고, 영업이익은 19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J CGV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2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 법인 하나가 그룹 전체 이익의 95%를 책임진 셈이다. 극장 수도 85개관·486개 스크린으로, 전년 동기보다 2개관 늘었다
업계의 평가를 종합하면, CGV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로컬 콘텐츠 투자·배급이다. 지난 2024년 CGV베트남이 당시 사상 최대 영업이익(263억 원, 전년 대비 89% 증가)을 낸 배경으로는 '마이(Mai)', '럿맛7(Lat Mat 7)' 같은 흥행작에 대한 투자·배급 전략과 수입 블록버스터의 효율적인 배급이 꼽힌다. CGV는 콘텐츠 투자·제작·배급을 맡는 자회사 브이픽처스(V-Pictures)를 통해 이 밸류체인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둘째는 티켓이 아닌 음식료(F&B)와 광고에서 수익을 뽑아내는 전략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CGV는 티켓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매점 소비를 촉진하는 전략으로 관람객 1인당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짚었다. 티켓값을 직접 올리지 않고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셋째는 기술특별관 투자다. 업계는 CGV가 베트남 최초로 스크린엑스(ScreenX) 등 특수관을 도입하며 극장을 단순 상영 공간이 아닌 '컬처플렉스'로 포지셔닝해온 전략을 CGV 경쟁력의 한 축으로 꼽는다.
반면, 롯데시네마 베트남 법인의 사정은 정반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91억 원, 순이익은 22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재무구조다. 같은 시점 기준 자산은 604억 원인데 부채가 2,666억 원에 달해, 자본총계가 -2,062억 원까지 떨어졌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모회사 롯데컬처웍스의 지원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베트남 법인을 지탱하고 있다. 지난 6월 베트남 법인의 신한은행 차입금 1,000만 달러(약 151억 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결정했는데, 이는 롯데컬처웍스 자기자본의 11.63%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여기에 지난 2일 롯데컬처웍스는 신한·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 차입금 2,950만 달러(약 405억 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추가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건은 자기자본의 31.16%에 달한다. 두 달여 만에 보증 부담이 3배 가까이 커진 셈인데, 이를 포함한 채무보증 총잔액은 585억 원으로 늘어났다.
베트남 사업이 이렇게 부담스러운데도 쉽게 정리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국내 멀티플렉스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45개 극장을 운영하며 CGV에 이어 여전히 2위 사업자 지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인도네시아·홍콩에서는 실적 부진으로 이미 모두 철수한 상태라, 베트남은 롯데컬처웍스가 유일하게 유지 중인 해외 영화관 사업이다. 최근 콘텐트리중앙과 추진하던 메가박스와의 합병마저 최종 무산되면서, 롯데시네마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홀로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만큼 베트남에서의 성과가 앞으로의 생존 전략에 미치는 무게는 더 커질 전망이다.
현지 유일 영화통계업체 박스오피스베트남(Box Office Vietnam)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베트남 영화관 시장 점유율은 CGV가 45%로 1위, 롯데시네마가 26%로 2위로 양사가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다.
몸집에서도, 수익성에서도 앞서 있는 CGV와 그 뒤를 좇는 롯데시네마의 격차는, 베트남이라는 같은 시장 안에서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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