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슈 줌인] 베트남 로또 직접 사보니...외국인 1등 4건 중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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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박닌성의 한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한국인 직장인 K씨가 베트남 로또복권 역사상 외국인 최고 당첨금인 약 1,028억6,300만 동(약 57억3,000만 원)의 주인공이 되면서 베트남 로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베트남 국영 복권회사 비엣로트(Vietlott)에 따르면, K씨는 비과세 한도 2,000만 동(111만4,000원)을 뺀 나머지 금액에 대한 개인소득세 10%를 공제한 뒤 925억 동(51억5,200만 원을 수령했다.
현지 관행에 따라 가면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행사장에 참석한 K씨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당첨금 중 15억 동(8,340만 원)을 현지 자선단체에 쾌척하며 현지 누리꾼들에게도 축하와 박수를 받았다.
베트남 로또 역사상 외국인 1등 당첨자는 이번 K씨까지 모두 4명으로, 국적별로는 한국인 3명, 중국인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 로또 1등 외국인 당첨자 중 75%가 한국인인 셈. 그보다 흥미로운 점은 역대 외국인 최고 당첨금 기록을 줄곧 한국인들이 경신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외국인 당첨금 최고 기록은 지난해 호치민시에 거주하던 한 한국인의 326억 동(약 18억1,600만 원)이었으나, 이번에 당첨된 K씨가 무려 3배가 넘는 당첨금으로, 외국인 최고 당첨금 타이틀을 다시 거머쥔 것이다.
비엣로트는 여러 복권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그 중 '메가 6/45'와 '파워 6/55' 두 가지가 대표적인 로또 복권이다. 게임당 가격은 1만 동으로, 한국의 동행복권 로또와 마찬가지로 6개 숫자를 맞히는 방식이다.
다만 파워 6/55의 경우 1부터 55까지의 숫자 중 6개를 맞혀야 하기 때문에, 45개 중 6개를 맞히는 한국 로또나 메가 6/45보다 확률적으로 훨씬 어렵다. 1등 당첨 확률은 약 2,898만 분의 1 로, 동행복권 로또보다 3.6배 낮다.
그럼에도 인기가 높은 이유는 이월 제도 때문이다. 만약 이번 회차에서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당첨금은 다음 회차로 이월돼 불어나기 때문에 수천억 동이 넘어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나도 혹시?’하는 마음으로 복권방을 찾곤 한다.
베트남 로또가 동행복권 로또와 다른 점은 지급 기한이 추첨일로부터 60일로 매우 짧다는 점이다. 지급 기한을 넘기면 제 아무리 1등이라도 단 한푼도 수령할 수 없다.
또한 프로야구처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추첨이 진행된다는 것도 베트남 로또의 특징이다. 비엣로트는 메가 6/45(수·금·일)와 파워 6/55(화·목·토)를 합쳐 1주일 중 6일간 추첨을 진행한다.
외국인의 복권 구매가 얼마나 쉬운지, 기자가 직접 호치민시 현지 복권방을 찾아가 봤다.
비엣로트 가맹점을 찾아가니 마킹 용지를 바로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는 여기서 대표 상품인 메가 6/45 6게임과 파워 6/55 5게임 등 총 11개 게임을 주문했다. 메가 6/45 6게임을 구매한 것은 단순히 한 용지에 6게임이 인쇄돼 있었기 때문이다.
비엣로트 규정을 확인해보니, 만 18세 이상 성인이자 적법하게 체류 중인 외국인이면 구매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권이나 신분증 확인 절차 없이 성인으로 보이면 즉시 발권해 주는 듯 했다. 혹시나 해서 복권방 관계자에게 물어봤지만, 최근 한국인이 1등에 당첨된 것을 아느냐며 누구나 구매할 수 있으니 걱정말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러나, 복권사 규정과 기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구매 당시 신원 확인을 거치지 않더라도 실제 당첨금 수령 시점에는 구매 당시 적법한 자격으로 체류 중이었는지를 검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복권 구매 현장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복권방 관계자가 숫자를 직접 찍으라며 펜과 마킹 용지를 내밀었으나, 기자는 주변 지인들에게 나누어 줄 생각으로 자동으로 뽑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관계자가 모든 게임에 다 똑같은 번호 조합을 찍어 발권해 준 것을 알게 됐다. 직원의 고의인지,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주변 지인들에게 복권을 나눠주려던 기자의 계획은 그렇게 수포로 돌아갔다.
마침 복권 구매 당일(23일) 진행된 파워 6/55 추첨 결과, 1등은 나오지 않았다. 당첨금으로 뭐할까 잠시나마 행복한 상상에 빠졌던 기자의 꿈도 그렇게 먼지처럼 사라졌다.
베트남 로또는 실물 복권방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엣로트는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이용자들을 위해 다양하고 광범위한 디지털 구매 채널을 구축해 두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채널은 공식 앱인 'Vietlott SMS'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베트남이나 현지 주요 모바일뱅킹앱과 모모(MoMo), 잘로페이(ZaloPay) 등 대표적인 전자지갑 플랫폼 내에서도 손쉽게 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모바일채널 가입 시 현지 통신사 실명 요금제와 임시거주증(TRC), 현지 은행 계좌를 통한 본인 인증(eKYC)이 필수이기 때문에 베트남을 단기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현장 구매가 유일한 선택지인 셈이다.
복권 당첨금 수령 과정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대목은 세금 정산이다. 베트남 개정 개인소득세법에 따라 2,000만 동을 초과하는 당첨금에 대해서는 복권사가 10%의 세율로 원천징수한 뒤 나머지를 지급한다.
문제는 당첨자가 외국인일 경우다. 세법상 과세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은 당첨자의 거주자 여부다. 소득세법상 한국 거주자로 판단될 경우, 해외에서 발생한 복권 당첨금이라 할지라도 전 세계 소득에 대한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국내 세법상 복권 당첨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3억 원 초과분에 대해 33%의 세율이 적용된다. 한-베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른 국외납부세액공제 제도가 적용돼 베트남에서 낸 10% 세금은 공제받지만, 양국 간 세율 차액인 약 23%를 국세청에 추가로 신고·납부해야 한다.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
다만, 현지에 위치한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며, 4~5년전부터 꾸준히 로또를 구매해왔다는 K씨의 인터뷰 내용을 비춰볼 때, K씨는 세법상 베트남 거주자로 판단돼 현지 세법에 따라 10% 세율의 소득세 납부만으로 모든 납세 의무가 완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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