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아이' 사회안전망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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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ado
출생등록 허용 법률안 계류 중외국인 유학생의 임신·출산 문제는 아이의 존재마저 위협한다. 부모가 체류 자격을 잃는 순간 아이 역시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로 밀려나 ‘유령 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생통보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아동의 출생은 국가가 확인할 수 있게 됐지만, 외국인 아동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감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등록 외국인 아동은 4025명으로 전체 출생 미등록 아동의 65%를 차지했다.
몇 해 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20대 린(가명)씨의 아이도 마찬가지다. 린씨는 한국인 남성과의 사이에서 첫 아이를 임신했다. 출산으로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제적되면서 유학생 비자를 잃었고, 미등록 체류자가 됐다.
아이는 무사히 태어났지만 아버지로부터 친생자로 인정받지 못해 출생등록을 하지 못했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주민등록번호도 법적 신분도 없는 이른바 ‘유령 아이’로 살아야 했던 이유다.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미등록 아동은 의료·교육·복지 등 사회 안전망에서 배제되고 범죄와 학대에도 취약하다.
린씨가 강원이주여성상담소를 찾은 것은 둘째를 임신한 뒤였다. 상담소는 아이의 출생등록을 위해 친생자 인지 절차를 추진했지만 아이 아버지는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에 린 씨는 상담소의 도움으로 미등록 체류 문제를 해결한 뒤 두 아이를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같은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아버지를 대상으로 친생자 인지 소송을 제기하면 강제 DNA 검사를 거쳐 출생등록을 할 수 있지만 절차가 길고 복잡하다. 그 사이 어머니는 미등록 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크고 아이도 제도 밖에 머물 수밖에 없다. 외국인 유학생과 아이를 위한 지원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 같은 현실은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국제 기준에도 어긋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는 모든 아동이 출생 즉시 등록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한국은 1991년 협약을 비준해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출생등록의 부재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생존·보호·교육·건강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문제”라고 지적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새 정부 인권과제 중 하나로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 권리 보장 제도 마련’을 제안했지만 관련 제도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을 허용하는 법률안 역시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탁운순 강원이주여성상담소장은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국적과 관계없이 국가 시스템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외국인 유학생의 임신·출산과 아이의 권리를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끝>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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