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슈 줌인] 셔터 내린 사이공스퀘어…베트남이 '지식재산권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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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사이드비나
5월 말 베트남 호치민시의 대표적인 외국인 쇼핑 명소인 사이공스퀘어는 여느 때처럼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다만 매장 곳곳의 분위기는 이전과 미묘하게 달랐다. 상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군데군데 셔터를 굳게 닫아걸은 상점들이 적지 않게 목격된다. 대대적인 단속의 여파 탓인지 상인들과 방문객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도 감지된다.
전과 다른 분위기는 호치민시 공안 당국이 마약 및 강력·민생 범죄 소탕을 위해 전격 선포한 ‘45일간의 범죄와의 전쟁(집중단속)’의 칼날이 위조품(짝퉁) 유통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시 공안과 시장관리국 합동 단속반은 연일 불시 검문을 통해 가짜 명품 지갑, 시계, 의류 등을 무더기로 적발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예정된 이번 호치민시의 45일간 집중 단속은 위조품 공급망 자체의 근절을 목표로 연일 고강도 불시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과거의 형식적인 단속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최근 호치민시 쩌런(Chợ Lớn) 지역 일대에서 위조 시계 등을 보관·판매하며 45억 동의 부당이득을 챙긴 현지인 유통업자 부부가 적발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국은 이처럼 시장으로 연결되는 중간 규모의 공급 가로목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방위적인 압박 속에서도 음성 유통 생태계의 숨바꼭질식 저항은 여전하다. 단속반이 상가 초입에 진입하면 입구 측 매장부터 급히 셔터를 내리기 시작하고, 이를 목격한 주변 상인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고 불을 끄는 기민한 '소나기 피하기' 영업은 전과 같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인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이나 무전기를 통해 단속반 방문 소식이 공유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당국에 적발된 일부 업체들은 꽤 오랜 시간 문을 닫기도 하지만, 운 좋게 단속을 피한 업체들은 철수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지나가는 손님들을 불러 모으기 바쁘다.
이번 짝퉁 단속은 호치민시뿐만 아니라 하노이, 다낭, 냐짱 등 베트남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식재산권(IP) 침해 근절 캠페인의 일환이다.
베트남 당국이 이 시점에 지식재산권 침해 단속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외교·경제적 이해관계가 직결돼 있다. 베트남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인 EVFTA 체결 이후,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위해 지식재산권 보호 조항을 엄격히 이행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안고 있다. 글로벌 바이어들이 위조품 유통이 방치되는 국가의 제조 생태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지정하는 '지식재산권 감시 대상국(Special 301 Report)' 리스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환경을 조성하려는 베트남 정부의 거시적 계산도 이번 전국적인 캠페인에 반영됐다.
호치민시가 도시의 격을 높이고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단기적인 관광 특수 위축까지 감수하며 칼을 빼든 것은 유통 시장의 체질 개선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다. 이는 글로벌 무역 기준에 맞춰 비공식 암시장을 축소하고, 정상적인 정품 상권을 보호하겠다는 대외적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단속 기간에만 반짝 몸을 사렸다가 다시 우회로를 찾는 음성적 상거래 관행과 일상적인 상시 감시 체계의 한계는 여전한 과제다. 45일간의 규제 칼바람이 지나간 사이공스퀘어에 진정한 투명 유통 질서가 자리 잡을지, 아니면 또 다른 변칙 생존법이 들어설지가 베트남 시장이 직면한 핵심 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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